2017 DMZ민통선 평화걷기 4일차

2017 통일걷기 4일차.
DMZ 생명평화동산, 백두대간 트레일코스, 양구, 을지전망대, 만대리, 돌산령터널, 대암회관. 27킬로미터.
친구, 이 더위에 무고하신가?
길을 걷다보면 곳곳에서 이런 표지판을 볼 수 있다네. 정전 중이라는 것이 실감나더군. 오늘은 몸이 편해졌다네. 아랫 종아리에 근육이 약간 뭉쳐있지만 그리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네.
오늘은 편집을 하면서 사람을 대하는 나의 자세를 생각했다네. 뭔 말인고 하니 인영이 형을 보면 원칙주의자, 이상주의자라고 생각을 했다네.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나도 형이 무척이나 어려웠다네. 그러나 일상을 지켜보면서 나의 편협임을 깨달았네. 부드럽고 재미있고 아재개그를 하고 힘듦과 기쁨을 표하는 모습은 동네 아재의 수수함이었다네. 그간 말 몇 마디로 지나쳤던 사람들의 모습도 마찬가지였네. 선입관과 고정관념은 상대방이 아닌 나를 왜소하게 만드는 것이었네. 상대의 마음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긴 시간과 시행착오를 거치는 지를 비로소 깨치게 된 것이네.
돌산령터널 3킬로를 걸으며 내 길을 많이 생각했네. 걸으면 걸을수록 나의 중심으로 향하는 칼날이 점점 날카로워지는 일은 아프지만 싫지만은 않다네.
오늘의 노변정담은 김동엽 교수님이 국방이야기를 말씀해 주셨다네. 민족의 운명을 누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딱 맥주 한잔 두런두런 이야기나누며 마셨네. 이 청량감을 어디에서 느낄 수 있나 싶네. 그간 마셨던 내 술의 가치를 보자면 씁쓸한 것도 적지않다는 생각에 이르네.
친구여, 오늘도 나의 건승을 빌어주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