將者, 上不制於天, 下不制於地, 中不制於人, 寛不可激而怒, 清不可事以財. 夫心狂, 耳聾, 目盲, 以三悖率人者難矣.
장수는 위로는 하늘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고, 아래로는 땅으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고 중간으로부터는 군주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으며, 성품이 너그러워서 격동시켜 노하게 할 수 없고, 청백(淸白)하여 재물로 유혹할 수 없어야 한다. 마음이 어지럽고 귀가 먹고 눈이 멀어서, 이 세 가지의 어그러짐을 가지고 남을 통솔하는 자는 어려움을 당한다.
兵之所及, 羊腸亦勝, 鋸齒亦勝, 緣山亦勝, 入谷亦勝, 方亦勝, 圓亦勝.
군대가 이르는 곳에는 양(羊)의 창자처럼 지형이 꼬불꼬불한 데에서도 승리하고, 톱니처럼 울퉁불퉁한 데에서도 승리하며, 산을 기어 올라가도 승리하고, 골짜기로 들어가도 승리하며, 방형(方形)의 진으로도 승리하고, 원형(圓形)의 진으로도 승리하는 것이다.
重者如山, 如林, 如江, 如河, 輕者如炮, 如燔, 如垣壓之, 如雲覆之, 令人聚不得以散, 散不得以聚, 左不得以右, 右不得以左. 兵如總木, 弩如羊角, 人人無不騰陵張膽, 絶乎疑慮, 堂堂決而去.
중병(重兵)은 산과 숲처럼 느리고 장강(長江)과 대하(大河)처럼 성대하며, 경병(輕兵)은 불로 태우고 불로 지지는 것처럼 신속하고, 담장으로 누르고 구름으로 뒤덮는 것처럼 피할 수 없게 하여, 적으로 하여금 모이면 흩어질 수 없고 흩어지면 모일 수 없게 하며, 왼쪽은 오른쪽을 마음대로 구원하지 못하고 오른쪽은 왼쪽을 마음대로 구원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군대는 그 형세(形勢)가 나무로 만든 쇠뇌를 잡고 있는 것과 같고 양뿔 모양의 회오리바람과 같아서 사람마다 모두 뛰어오르고 대담(大膽)하여 의심스러운 생각을 끊어버리고 당당하게 결단해 가야 한다.
장수는 천지로부터 인정을 받고, 군주의 신임이 두터워야 한다. 천지로부터 인정을 받는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장수가 전쟁을 벌일 때, 기후나 기상의 조건을 잘 따질 줄 아는 능력을 말하는 것일 게다. 같은 의미로 땅으로부터 인정받는다는 것은 지형의 이점을 판단하는 능력이다. 이와 같이 기상과 지형의 이점을 잘 판단해 전쟁에 임하는 장수야말로 하늘과 땅이 인정하는 장수라는 의미이다. 여기에 더해 군주로부터 신임이 두터운 장수라면 최고의 조건을 겸비했다고 말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성품이 너그럽고 청렴하다면 금상첨화다. 훌륭한 장수의 반열에 들 수 있다.
그렇지만 마음이 어지럽고 귀가 먹고 눈이 먼 이가 장수가 된다면 최악의 상황이다. 이 세 가지의 어그러짐을 가지고 남을 통솔하는 자는 어려움을 당한다. 한나라의 장수의 사람됨이 잘못되면 군대뿐만 아니라 나라를 망하게 할 수도 있다.
참고문헌
국방부전사편찬위원회, 武經七書, 서울: 서라벌인쇄, 1987
울료자(저), 울료자, 임동석(역), 서울: 동서문화사, 2009
성백효, 이난수(역), 尉繚子直解李衛公問對直解,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4
성백효(역), 사마법,울료자,이위공문대, 서울: 전통문화연구회,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