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春子-5

in #kr-newbie7 years ago (edited)

언니가 불렀다.
이리 와서, 언니 옆에 와서
미용기술을 배우라고 했다.

군인아저씨와 결혼한 언니는
서울 하고도 용산 어디쯤에 살고 있다.
거기, 시골구석에서
남의 어마이, 남의 자식 치다꺼리 하지 말고
서울로 올라와 미용기술을 같이 배우자고 했다.

서울은 아주 바쁘게 변하고 있다고 했다.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여들고
모여든 사람들이 각자 살 길을 찾아
눈에 불을 켜고 바삐들 산다고 했다.
시골 구석에서 남의 치다꺼리 하다가
농사꾼한테 시집가지 말고
서울에서 자리를 잡으라고 했다.
자리 잡을 때까지 언니 집에서 지내라고 했다.

아부지는 가면 안 된다고 했다.
시집간 딸한테 친정식구는 남이라고 했다.
아부지는 시집 간 딸한테나, 시집 안 간 춘자한테나 이미 남인데 그걸 모른다.
서울이 어디라고 겁도 없이 가려고 하냐고 했다.
서울이 어디라는 걸 몰라도, 이 집보다는 덜 무서울 걸.... 흥, 아부지는 그것도 모른다.

둘째 오빠가 있었다면, 내 편을 들었을 것인데....
둘째 오빠는 3년 전에 집을 떠났다.
인천 어디에서 남의 집 일을 한다고 했다.
오빠가 일을 하도 야무지게 잘 해서
오빠를 지켜보던 어떤 어른이 오빠를 양아들 삼아서
뒤를 봐주고 있다고 했다.

그 자식은 어데 던져 놔도 의지가 꺾이지 않을 거다.

둘째 오빠 소식을 수소문해서 전해주던 맏오빠가 이렇게 말했다.

춘자는 서울에 가고 싶다.
엄마를 닮았다는 언니, 나를 안쓰럽게 봐 주는 내 피붙이 옆에서 살고 싶다.
미용기술을 배워서 서울에서 살고 싶다.
서울에 자리를 잡으면, 이 시골구석은 생각도 하지 않을 거다.
남의 아부지, 남의 어마이, 남의 자식들 치다꺼리
이제는 징그럽다.
서울에서 굶어 죽어도 서울로 가고 싶다.

춘자는 보따리를 싸 놓았다.
여비만 있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갈 거다.
옆 동네 맏오빠네 집에 가 봐야겠다.
춘자를 '애기씨'라고 불러 주고,
업어 주고 안아 줘 가며 서러움을 덜어 준
올케언니를 찾아 간다.
올케언니는 길쌈을 잘 하지.
길쌈 해서 마련한 돈이 조금은 있을 거다.
올케언니라면 내 사정을 알아 줄 거다.
여비만 빌려달라고 해봐야겠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언니한테 부탁해 봐야겠다.

삼월, 해가 많이 길어져서
오후 다섯 시가 다 돼가도 밖은 훤 하다.
올케언니한테 얼른 다녀 와서
남의 어마이가 소리 지르기 전에
저녁을 차려야 한다.
흥, 이 짓도 이젠 끝이다.
내일 아침 일찍 해도 뜨기 전에 나는 서울로 갈 거다.

사본 -DSC_0138.jpg

춘자는 언니가 있는 서울 용산으로 무사히 갈 수 있을까요??


여러가지 일로
며칠 여기를 들리지 못했습니다.
보상도 자꾸 줄어드는데, 걍 그만둘까..... 며칠 고민도 했고요...
그래도 윽............
꾹 참고 갑니다.
춘자가 아직 어리거든요.
홀로 당당히 세상과 맞설 수 있을만큼 성장할 때까지 갑니다.

응원해 주세요~~


사랑이 넘치는 스티밋!!

Sort:  

아...춘자야 제발 가!!
기차 무임승차라도 해!!
이러고 조마조마하면서 봤어요..ㅠㅠ

당근님 떠나지 마요~~~
나 있죠 스파임대 받아서 이제 0.09나 보팅할 수 있어요
내가 풀보팅해줄게 가지마요~~~~~~~~
(0.09로 생색을 내어본다...ㅋㅋ)

ddllddll님 있어서 당근이는 그만두지 못 해요..ㅎㅎ
고마워요..^^
스파 심대 받으셨군요..저도 임대받은 적 있는데
회수되고 나니 기운이 좀 쭉 빠집니다..ㅋ
권력의 맛을 봤다가 뺏겨버린 기분이랄까...ㅋㅋ
스파업 부지런히 해서 100만 넘으면 좋겠어요. 지금 속도라면 두달쯤 후엔 100 되겠죠?
아이구 멀다 멀어...
눈 감고 그냥 존버합니다.. 존버~~~ㅎㅎ

춘자의 상경 성공기? 벌써 장단해도 되나요? 뭔가 아련한 스토리 전개에 힘 몰아드립니다.

감사합니다..빅맨님
덕분에 힘이 납니다..
춘자도 힘 내고 있을 거예요~^^

그만두지 마시고 계속 이야기들려주세요! 정말 손꼽아 기다립니다. 응원합니다!

우티스님
제 이야기 기다려 주신다니 넘 기쁘고 힘이 납니다..
힘 내서 갑니다. 고맙습니다~^^

안돼~!!!
춘자는 어떻하고 ....
힘드니까 손꼭잡고 같이가요
춘자 미용 배워야지요 ㅎㅎㅎ
화이팅~^^

옐로캣님... 감사합니다..
손 내밀어 주시니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춘자를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용기를 내세요^^
언제나 항상 당근님을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감사합니다... pamtiro님...
기다려 주시는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시면
춘자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하하하

어딜 가실려구요... 잼나는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기운내세요^^

아하하하하
안 갑니다..헤헤
스파 50000 될 때까지 갑니다.. 같이 가실 거죵???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봄 되니 "춘자 춘자" 소리내어
불러보니 더 정겨웁네요^^~

에스더님이 이름을 불러 주셔서
춘자는 힘이 난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와우!!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힘 낼게요..으라차차!!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네요.
그 어린 나이에 등에 책보가 아닌 아기를 매달고...
춘자에게도 봄이 올까요?
단숨에 1편부터 다 읽었습니다.
단문이 명료하고 경쾌하게 읽힙니다.
좋은 작품 감사드려요.
팔로우 & 보팅합니다.

jjy님 처음부터 읽으셨다니 감동입니다..감사합니다..
춘자에게도 봄이 올 거예요.. 꽃 피는 봄이 꼭 옵니다..
응원해 주세요~^^

춘자의 춘자가 봄춘자로군요 ㅎㅎ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언뉘! 어디 가시려구요 흑흑 ㅠㅠ그래서 안오셨던거예요?ㅠㅠ
춘자 이야기 완결 내고 가야죠 흑흑....아니 완결 내고 또 다른 이야기두 해줘야져 ㅠㅠ 어딜가신단 말씀이십니까~~화이팅!!
끄아...근데 진짜 결혼을 앞둔 제 마음이 위에 적혀있습니다....하하
저는 기술을 배우지 않고....결혼으로...집을 떠났습니다.....
그 이야기는 곧 제 글로 써지겠지용 ㅎㅎ

안 가요 안 가~~~ㅎㅎ
할 얘기가 많아서 못 가요..
아파트 분양 받아서 빚 갚아야 하는데
커피값이라도 벌어야 해서 못 가용..ㅎㅎ
가지 말라고 붙잡아줘서 코마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