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별을 본다. 외롭지 않으려고. / 036 (2/2)

in #kr-pen6 years ago

별을본다_02.jpg
ⓒzzoya





  우리는 네모에서 몇 블록 떨어진 그녀의 집을 향해 인적없는 거리를 걸었다. 택시를 탈까 했지만 선선한 공기가 마음에 들어 소화도 시킬 겸 그냥 걸었다. 늦은 시각이었지만 내가 사는 곳이 워낙 험한 동네이기에, 그 외의 구역에 대한 경종은 머릿속 아주 먼 곳에서 막연하게 울릴 뿐이었다.

  괴한이 불쑥 튀어나온 건 어느 집 담벼락을 따라 걸을 때였다. 그녀는 순간 흠칫 놀라 몸이 굳었고, 나 역시 놀라기는 했으나 내색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은 채 괴한에게서 멀찌감치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괴한이 가로등 불빛 아래로 모습을 드러내며 우리를 가로막으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괴한은 반쯤 벗겨진 대머리에 말코비치를 닮은 초로의 남자였다. 나는 그를 알고 있었다. 단순히 낯이 익은 게 아니라 분명히 아는 사람이었다.

  “우리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마치 그에 대한 대답이라도 된다는 양 남자는 품에서 권총을 뽑아들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녀 앞을 어슷하게 가로막고 남자의 눈을 정면으로 보았다. 무표정한 얼굴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기괴해 보이기는 했으나 딱히 살기나 악의가 느껴지진 않았다. 그의 손에 들린 권총만 아니라면 무시하고 지나쳐도 좋을 정도였다. 그런 덕분인지 먼저 대화를 시도한 건 그녀였다.

  “당신을 알아요. 애덤스 씨 맞죠?”
  그 순간 내 머릿속에도 그에 관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는 나보다 앞서 지미의 은총을 받은 그 남자였다. 그런데 대체 그가 왜 우리 앞을 가로막는단 말인가?
  “딜레마야.”
  그녀를 쓱 한번 보고는 내게 다시 시선을 돌린 말코비치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뚱딴지같은 말에 나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뭐라구요?”
  “우리에게는 딜레마가 하나 있지.”
  뜻 모를 말에 입을 다물고 있자 말코비치가 덧붙였다.
  “너와 나 사이에.”

  말코비치가 지칭한 인물은 나였다. 분명 그치와 나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었다. 지미의 신약 덕분에 다시 일어난 사람은 세상에서 오직 말코비치와 나뿐이었다. 그 작자와 내가 소생의 기쁨을 자축하고 공유하는 모임을 하기는커녕 이때까지 대면조차 없었던 걸 생각하면 첫 만남은 퍽 불유쾌한 모양새로 시작된 셈이다.

  “무슨 말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군요. 혹시 지미와 저를 착각하신 게 아닌가요?”
  “아직 모르고 있나 보군.”
  “뭘 말입니까?”
  말코비치는 이번에도 행동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총구가 내 가슴을 똑바로 겨눈 것이다. 평정을 유지하려고 최선을 다하던 심장이 12기통 엔진처럼 엄청난 양의 혈액을 빠르게 빨아들였다가 내뿜기를 반복했다.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반드시 일어날 일에 대한 딜레마지.”
  말코비치는 완전히 미친 것 같았다. 나는 혀가 완전히 굳어 버리기 전에 억지로 말문을 열었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도움을 원하신다면…….”
  “아, 네가 날 돕는다?”
  말코비치가 처음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인연이란 참 묘하지. 너와 내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들이 그 앞에 쌓였는지.”
  끼어드는 사람이 없자 말코비치는 미치광이답게 계속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였다.
  “무슨 말인지 모른다고 했나?”
  말코비치가 총구를 옆으로 옮겼다. 어느새 전화를 꺼내 들었던 그녀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진정해요.”
  내가 그녀 앞을 완전히 가로막으며 간청했다. 그녀도 다급하게 자신의 행위를 해명했다.
  “경찰에 하려던 게 아니었어요. 당신을 도와줄 사람을 부르려던 거예요.”
  “짐 말인가?”
  냉소적인 말투로 말코비치가 내뱉었다.
  “그에게 유감은 없어. 다만 그는 날 믿지 않았지. 이건 그저 간단한 딜레마야. 일어날 일을 일어나게 하느냐 마느냐 혹은…….”
  한순간에 세상과 나, 아니 그녀와 나 사이를 갈라놓을 수 있는 차가운 금속이 다시 나를 겨누었다.
  “너와 나 둘 중 누가 살인자가 되느냐의…….”
  얼어붙은 내게 시선을 고정하던 말코비치가 찰나지만 슬쩍 미소 지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로 이러는 게 부당한 걸까? 아니지, 그건 잘못된 전제야. 예정된 건 없어. 모두 다 일어났던 일이지. 이 순간도 과거가 될 것이고. 난 새로운 과거를 만들 수도 있겠지. 간단한 일이야. 이 방아쇠만 당긴다면…….”

  그 순간 멀리서 경찰 사이렌 소리가 키 작은 건물의 장벽을 타고 넘어 사건이 예정된 장소에 들이닥쳤다. 그건 분명히 이 동병상련의 말코비치를 겨냥한 게 아니었으나 그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유모차를 구할 때처럼 앞뒤 따지는 생각을 제치고 몸이 먼저 나섰다. 철컥 소리가 들렸다. 망할 놈이 방아쇠를 당긴 것이다.







-계속















개인 사정으로 잠시 사라집니다.
걱정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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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감상&잡담

아니 이런 말코 4 차원을 총까지들려놓고
어디 가신다고요? ?

여기서 끊으시면 ㅠㅠ

철컥? 총알이 없나??????
또 드러누우면 안되는데 말입니다.

뜻밖의 반전이 일어났네요.
당연히 총알은 잭을 피해 갔을것 같아요 ^^

방아쇠를 당겨놓고 잠시 사라지시다니요ㅜ 걱정 마시라니요ㅜㅜ 얼른 돌아오세요.
총맞은 것 처럼~~ ㅜㅜ

아니... 거의 주말드라마급의 끊기 신공
철컥! ㅠㅠ

아닛... 예언까지 하며 분위기 좋게 가다 괴한이 나온 것은 그럴 수 있는데... 방아쇠를 당겨놓고 사라지시면... 크헉...^^

잠시 바람 쐬러 가시나요. 좋은 일이길 바랍니다^^

너무 짧잖아요! 오데 가시는데 사라지실까요? 걱정 많이 할거니까 조속히 돌아오시길!!!!!

지난 회부터 상당히 짧네요 ㅠㅠ 게다가 이번에는 절묘한 순간에 커트를 ㅠㅠㅠㅠ
다들 드러누워 있습니다 ㅋㅋㅋ

으악!

전편의 달달함에서 이 무슨 식스센스급 반전입니까?

잠깐 쉬실 동안에 1편 부터 몰아보기 신공을~~~

이렇게 클라이막스까지 와버리고 사라지시다니..
으.. 뭔일이 나버린 걸까요?
누군가 다친 건 아니겠지요?

헉 tv드라마 싸다구 날리는 회차마무리인데요.
드라마는 예고편이라도 있지 ㅠㅠ

위기로군요. 극복하고 사랑이 깊어지길 바라며 어떤 숨겨진 이야기가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그나저나 잠시 사라지신다니 잠시임을 믿고 몸건강히 잘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끊고 사라지신다니요 ㅠㅠㅠ... 어서 빨리 컴백하세요!!

[뒷담]

갑자기.. 이 분위기 뭐죠..? 우리의 잭은 이번에도 위기에서 벗어날겁니다.

웨컵..잭

tenor (1).gif

오 사랑의 타이타닉 ㆍㆍ저 두배우는 저때가 가장 볼만했죠

좋은 한주 시작 하시길요 ㅎ
즐거운 한주! ㅎㅎㅎ

역시 밤길은 위험해. 택시를 탔어야지, 잭.
하긴 그랬다면 김반장님이 택시강도를 만들어냈을지도.. (얼마전 미국에서도 우버 택시 기사가 손님을 쐈는데.)
뜬금없는 말코비치의 등장이라니, 다음회가 궁금합니다.

이게 뭐죠????헐...
어서 다음편 다음편!!!

지미의 신약 덕분에 일어난 두 사람
잭과 말코비치와의 끈질긴 인연
그의 말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반드시 일어날 일에 대한 딜레마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수께끼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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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생각한다

어려움을 이겨내 보려고^^;;;

앗!!!!!!! 잭은 ㅠㅠ 방아쇠 ㅠㅠ 엉엉 ㅠㅠ
으악 ㅠㅠㅠ 작가님 여기서 끊으시고 사라지시면 ㅜ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얼른 돌아 오세요. ^^

이렇게 긴장 팍 주시고..
놀라 인상 팍 쓰게하시고..
끝내시기있어요 ㅜ
거기에 잠시 사라지신다니ㅜ
그치만 기다립니다^^두 손에 땀 꼭 쥐고요^^

오늘은 조금 짧은 듯해요
아쉬움이 남아요

무사히 사라졌다 오셔요

아... 설마...
누가 맞았을 것 같은데...

신약에 얽힌 뭔가가 있나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