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엄마의 기일이다. 어제 아내, 아들 둘과 엄마를 뵈러 갔다. 혼자 계시는 아버지께는 말씀드리지 않았다. 괜히 엄마 기억을 떠올리시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가기 전에 나는 큰놈에게 말했다. “인천 할머니 보러 가자. 너 인천 할머니 본 적 없지.” 나는 사진을 보여주었다.
“인천 할머니 예뻐?”라고 내가 물었다. 놈은 배시시 웃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엄마가 아파서, 얼굴이 한창 부었을 때 꽃놀이 가서 찍은 것이었다.
엄마는 사실 미인형은 아녔다. 얼굴이 넓적하고 코가 낮고 눈이 작았다. 인중은 조금 짧았다. 당신의 뒤통수가 예뻐서 미장원에 가면 사람들이 다 놀란다고 하셨던 게 기억났다.
요즘 큰놈은 “왜 그래?”라고 묻는 게 일이다. 허구한 날 묻는다. 인천 할머니 보러 간다니까 왜 가느냔다. 인천 할머니 돌아가신 날이라고 간다고 했다.
왜 돌아가신 날에 보러 가느냔다. 하늘나라 간 사람을 보고 싶어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죽으면 왜 하늘나라에 가느냔다. 몸이 남고 영혼만 하늘나라에 간다고 말했다.
놈은 또 영혼은 왜 하늘나라에 가느냐, 영혼은 왜 안 없어지느냐 등 내 말에 꼬리를 물고 계속 물었다. 그러다가 “인천 할머니는 왜 빨리 갔어?”라고 물었다. 나는 울 뻔했다.
유골함에 든 엄마를 보고, 큰놈은 인천 할머니가 왜 이렇게 작은 데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영혼이 빠져나간 몸을 작게 만들어서 담은 거라고 했다. 놈은 또 이런저런 질문을 해댔다.
나는 엄마 앞에서 기도했다. 오랜만의 기도였다. 아내의 품에 안긴 작은놈은 발을 앞뒤로 까닥까닥 흔들었다.
한잔 하십시다요.....
30일에 하시죠...
언제였을진 모르지만 어느 추운 날 참 힘드셨겠어요.
아이들의 눈은 참 순수하네요. 되려 배우시는 것도 많을 것 같아요.
힘내세요!
감사합니다. 벌써 9년이나 지난 일이에요. 아이들에게서 많이 배웁니다. 좋은 아버지가 돼야 할 텐데요...
아주 쉬운 글로 썼는데 읽기가 어렵네요 ~~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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