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민 이야기]10년된 친구와의 관계

in #kr8 years ago (edited)

 10년된 친구들과의 단톡방을 나갔다.


( 밝은 내용의 글은 아니니 참고해주세요.)


다른 친구들보다도 제일 친한 친구 A 때문에 그 방을 나왔다. 나와 고등학교 1학년때 짝이 되어서 10년을 알고 지낸 절친이었다. A네 집의 가정사, 나의 가정사,  남모를 비밀까지 서로 공유하면서 지낸 사이... 심지어 A의 남편은 내가 주선한 자리에서 만났으니 우리는 아마 더없이 친했던 사이였던건 맞다. A와 나 우리 둘이 함께했던 시간들은 힘들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사이다. 넉넉치 못한 집안환경, 학창시절, 사회생활, 연애 그 어느 것 하나 쉽사리 지나갈 수 있는 것이 우리 둘에게는 없었다.



 회사에서 무능하다며 해고통지 받을때, 사랑하던 남자친구에게 이젠 사랑하지 않는다며 이별 통보 받을 때, 수술하고 염증이 난것은 아닌지 등등 각종 사건이 벌어질때마다 마치 세상 끝날 것처럼 걱정하고 울던 어린 날들을 함께 보냈다.


A는 결혼식을 앞두고도 힘들어야 했다. A가 돈이 없어 대출받는 것을 알면서 큰 돈을 친척에게 홀라당 넘긴 어머니를 보며 혼자 결혼식을 준비해야 했던 일, 그나마 있던 결혼자금조차 사업이 힘들던 아빠에게 드리던 마음 착한 A를 알고 있다.



 A의 남편은 A에 비해 돈벌이가 좋아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 좋은 집으로 이내 이사할 계획이었다.  A또한 좋은 집에서 살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꿈꿔왔으므로 참 축하할 일이었다. 



아마 A가 결혼하고 나서부터 더 심해진거 같다. 주위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일.  자신의 현재모습에 비해 다른 사정이 어려운 친구들을 돈없는 거지처럼 행동한다며 불쌍하다고 친구로서 듣기 힘든 말들을 나에게 쏟아내었다.  자신의 예전 모습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말이다. 자신의 부러움과 질투대상이던 시동생이 유산당한 일을 잘된 일이라고 꼴보기 좋다고 말하는걸 보고 난 경악을 금치 않을수 없었다. 질투와 시기심이 너무 극에 달한건 아닐까...


A는 겉으로 강한 척하면서 주위 사람들을 깎아내리는 모진 말들을 한풀이 하듯 나에게 했지만 친구인 내가 보기에 A의 속은 황폐해 보였다. 매일 두통약을 달고 살면서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다. 난 A의 이런 행동들이 예전 자신이 힘들었을때 겪은 굴욕들, 그리고 자신을 낮게 평가하고 무시했던 친구들, 사람들에 대한 일종의 복수심에서 일어난 행동들일거라 생각했다. 그동안의 설움을 저렇게 심한 말들로 쏟아내는게 아닐까...


자신이 좋은 아파트, 좋은 남편, 좋은 옷, 좋은 가방을 들게되면 자신을 무시했던 사람들, 친구들에게 자신도 똑같이 무시해주리 ... 그동안 그런 것들에서 자격지심을 느끼며 누구보다 잘 살자고 다짐했던 A였기 때문에 A의 성격을 고려할때 사실 저렇게 말하는 일도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을 거침없이 나에게 말하는 A가 나는 점차 상대하기 힘들어졌다. 남의 눈에 뭐가 잘나보이는지 ,이 옷은 어떤지, 저렇게 말하는건 자기를 무시하는 태도가 아닌건지 일일이 캐묻듯 나에게 물어보는 것에 숨이 막혔다.


난 서서히 A의 만나자는 말에도 잘 지내냐는 말에도 대답을 할 수 없을만큼  질려가고 있었다. 자기 자신의 만족, 행복보다 항상 남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를 먼저 생각하는건 내게 있어 큰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A를 만날때마다 A가 내뱉는 말들은 점점 A와 나를 멀어지게 만들었다.


인생에서 A가 잠시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나에게 더는 A를 만나는 일이 기쁨이 아니라 힘들고 지치는 일이 되버린 듯하다. 이대로 우리 둘이 멀어지는게 맞는걸까 하는 생각이 요즘 든다. 


편의상 친구를 A라 지칭하여 제 마음속의 고민을 글로 적어봤습니다.


많은 시간을 함께 나눈 친구인데 이 정도의 방황이나 행동도 이해해주지 못하고 지켜봐주지 못하는 제가 못난 친구라는 생각도 들고 A에게 친구로서의 의견을 정확하게 이야기 해주지 않는 제 모습이 한심하기도 합니다. 

10년된 친구들과의 단톡방을 나간건 단지 A가 이유의 전부는 아닙니다. 오래된 친구들이긴 하지만 결혼식이나 돌잔치 등 행사가 있을 때만 찾는 친구라는 생각도 많이 들고 이 친구들이랑 관계를 더 유지해도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어 나가게 되었습니다. 다수의 사람보다 소수의 사람들과 있을때 더 편안함을 느끼는 타입인거 같아요 ..;; 이러다 나중에 친구하나 없는 외톨이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마음 통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있는것보다는 나을거 같다는 생각에 나름 인생의 큰 변화를 주었네요.

한해 한해 시간이 갈수록 친구나 주변 지인들과의 관계가 조금씩 달라지기도, 정리되기도 하고 새로운 인연 등이  생기는 등 인간관계가 달라짐을 느낍니다. 그러면서 저와 잘 맞는 성향의 사람들을 보며 제 성향이 어떤 지도 뚜렷해 지는거 같구요 ...

고민스러운 부분이 있어 스티밋에 글을 올립니다. 저와 같은 경험이 있는 분들 계신가요 ..저만 그런가요 ㅠㅠ .관계를 끊으려는 제가 너무 잔인한건지 이런 저런 생각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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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런 친했던 친구가 있었답니다..지금은 서로 연락을 하지 않지만 간간히 소식을 듣다보면 변한 것이 없더라구요^^;; 더 깍아내리고 더 우월해보이려하고...저는 차라리 연락없는 지금이 더 편하답니다~ 스트레스 받으면서까지 친구가 된다는 건 약이 될 수 없다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항상 힘든 일이 생길때 제일 도움이 되는건 비슷한 일을 겪은 경험자가 해주는 말인거 같아요 실은 전에도 몇 번 그런 이유로 A 친구와의 관계를 고민했는데 늘 나아지겠지하고 보낸 시간이 벌써 둘이 10년이네요 사람이 쉽게 바뀌지는 않는듯 합니다 ㅎㅎ

관계에서 조금은 냉정하게
감정적으로든 어떤 방식으로든
주고 받고가 없다고 생각된다면
그건 오랜 시간과는 상관없이 좋은 관계는
아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냉정해지는게 제 자신을 위한 길이니 망설여 지기도 했지만 어차피 했어야 할 일이 되었을거 같아요 그저 함께한 시간이 오래됐다고 다 좋은건 아닌거 같네요 ㅠㅠ인생 살면서 아직 배울게 많습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친하다고 믿었던 친구가 점점 멀어져간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인 것 같아요 저도 학원일을 시작하며 친구들을 거의 못보면서 멀어져가는 것을 느낄때가 많거든요 힘내셨음 해요 또 좋은 인연이 다가올 것이라 믿습니다^^

네 일이 바빠도 친구들과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죠 ㅠㅠ 좋은 인연이 다가오도록 제가 더 좋은 사람이 되는 노력을 많이 해야 할거같아요 ㅎㅎ 좋은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

어려운 결심하셨네요. 잘 하셨어요.
제가 좀 매정한 편이라 아닌 사람은 안보고 살 거든요.
자신이 힘들면서까지 관계를 유지하는 건
저는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마음이 편하지 않겠지만 평온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매정하다기보다 그게 본인이나 상대에게 현명한 일인거 같아요. 무엇보다 내가 먼저 행복해야 주위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줄수 있는거라 생각하거든요 ^^; 저도 이제 제가 힘든 관계는 가능하면 하지 않도록 절 놓아주고 있답니다 ㅎㅎ 좋은 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거운 글이지만 어느정도 저를 돌아보게 되는 것 같아 끝까지 읽게 되네요.. 잘 보고 갑니다.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이런 고민, 아픔 스티밋에 올리는것 정말 좋다고 생각됩니다.
힘내세요

ㅎㅎ 무거운 얘기일수 있지만 이런 얘기를 풀어냄으로싸 저의 고민이 조금은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보팅만 해놓고 어디서 봤는지 까먹고 있는 글이었는데 여기였었군요. 반가워요!

앗 ㅋㅋㅋ 반가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