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죽겠다
졸려서 죽을것같다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이로써 현재 23시간 36분째 깨어있는 셈이다
주말 전산실 당직을 설때마다 드는 생각은 그거다
처음 12시간까지는 정말 시간이 잘 간다
“아 결국 아무것도 안하고 하루가 가버렸네”
그런데 그 이후 12시간(저녁 8시 이후)은
마치 군대 안에서의 시간 흐름과 비슷하다
시간은 더럽게 안 가지만 그렇다고
뭔가 생산적인 일은 잘 되지 않는...
당직으로서 주요 업무가 0시 언저리부터 시작되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설 연휴도 연휴지만 계속 장애가 터져서
그쪽 부서 선임에게 시도때도 없이 전화를 받았다
장애가 터져도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장애 발생 부분 담당자를 외부에서 전산 접속하도록
방화벽이나 열어주는 일뿐이지만
남들 퇴근한, 혹은 쉬는 휴일에 나와서 하려니
아주 죽을 맛이다.
잠도 못 잘 수밖에 없는게 장애 알람이 없다.
장애 터지면 알람을 울려주던가...
이렇게 24시간(평일은 14시간)을 더 일하고
내가 당직수당으로 받는 건 주말 10만원, 평일 5만원.
내 시간이 많아봐야 이것저것 제약이 덕지덕지 붙은
회사 전산실에서의 내 시간은 내 시간이 아닌 것.
한 달 거리로 돌아오는 일이지만 그저 괜찮은 때이길
차라리 평일에 걸려 다음날 일을 쉬도록 해줫으면 싶다.
오늘처럼 금요일이나 토요일, 연휴 한가운데 걸리면
이 피로를 안그래도 부족한 휴일에 풀고 정상출근이다.
이런 당직을 하루 걸러 하는 사람은 대체 뭘까 싶더라.
사실 지금 시간대가 가장 힘들다.
가장 춥고 피곤하고 배도 슬슬 고픈 시간이다.
전에는 괜찮았는데 오늘따라 다리가 시렵고 손이 곱다.
이쯤 되니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혼란스럽다.
난 대체 뭘까, 뭘 잘못했기에 이러고 있는걸까
그저 잘못된 선택을 했을 뿐인걸까
오늘 내내 외부접속을 했던 선임도 그랬다
빨리 떠나야된다고... 절이 싫은 우린 떠야 한다고...
근데 나가면 받아주는 곳은 있을까...
이걸 쓰는 지금도 눈이 감겨오기 시작한다.
정신은 술을 마신 것처럼 눈이 핑 돌기 시작란다.
당장 바닥에 그대로 누워서 죽은듯 잠들고 싶다.
개발자는 이런 대우를 받는 직업인건가?
집에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내릴 역을 지나치며
잠에 깊이 빠지는 일은 없어야 할텐데.
당장은 돈이 생각만큼 모이질 않아서
지금 다니는 곳에서 나가기도 쉽지 않으니.
저도 시스템보수로 여러번 밤샘작업 해봐서 그 심정 공감합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