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이름이 알려진 콘텐츠 창작자인 '김리뷰'가 얼마전,
자신이 만든 페이지인 '미제사건 갤러리'를 판매했다는 글을 올렸다.
글은 꽤나 구구절절한 장문으로 작성되었으며,
읽다 보면 어느 정도 그의 입장을 이해하는데에 도움이 된다.
댓글이 상당히 많이 달렸는데, 대부분 그를 옹호하는 댓글이지만 간혹 비난하는 댓글도 보인다.
댓글을 보다 보면 콘텐츠 창작자 입장에서 이입이 되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계속
그를 옹호하는 답글을 달게 되는데, 그보다 나는 비난하는 이들의 논조에서
우리나라에서 소비자들이 콘텐츠 창작자를 어떤 위치로 생각하는지 간접적으로 느껴져서
입맛이 매우 씁쓸했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기본적으로 비영리 개념이다.
콘텐츠 창작자가 지속적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그 콘텐츠가 페이스북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과 인터액션을 얻어서 팔로워가 늘어나는 것은
결과적으로 콘텐츠 창작자가 유,무형의 자산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팔로우를 하는 것은 유저 입장에서 실물자산을 소비하는 행위가 아니며,
그 행위가 페이지 운영자(창작자)에게 결과적으로 위에 언급한 일종의 '자산'을 얻을 수 있게 한다고 한들,
그 기여도로 보았을 때에 아주 미약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팔로워들은 마치 창작자의 고용주라도 된 듯이
자신이 애독하던 페이지를 팔고, 페이지에 귀속된 콘텐츠를 더 이상 열람할 수 없는 것에 분노하는 모습이 보인다.
나는 이런 태도가 우리나라에서 콘텐츠 소비자들이 갖는 태도의 기본값이라고 생각하는데,
양질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받는데에 너무 익숙하다 보니 콘텐츠가 대가를 가진다는
당연한 사실을 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여러가지 감정 이입이 되는 부분은 많지만,
그런것들을 일체 배제하더라도 김리뷰가 페이지를 판매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김리뷰는 이를 통해서 자신이 창작을 지속할 수 있는 충분한 금원을 얻게 되었다.
어차피 '미갤' 페이지에 대한 로열티는 창작자인 김리뷰에게 귀속됨으로,
페이지 구매자가 그 부분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 리가 없고, 핵심 역량은 어차피 창작자에게 있을뿐
페이지 자체는 기존 팔로워들에게 특정 콘텐츠를 노출시키는 용도 외에 의미는 크게 없다.
그래서 그가 페이지 판매를 통하여 얻은 금원이 지속적으로 콘텐츠 창작에 대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배신' 이라는 표현으로 그를 비난하거나, 스스로 죄책감에 휩싸일만한 일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콘텐츠 자체 수익모델은 국내에는 요원하지만,
페이지 판매라는 우회적인 수익모델이라도 있는 것이 콘텐츠 창작자의 지위를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들이 대중들에게 자신들이 소비하는 콘텐츠가 더 이상 무료가 아니라는
약간의 인식을 더하게 된다면 그거야 말로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언제가 되더라도 콘텐츠가 제값을 받고 그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꾸욱
꾸욱 감사드립니다
페이스북의 페이지를 사고 팔기도 하는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네 보통 팔로워당 50원씩 쳐서 팔리더라구요.
정말 너무들하네요 창작자는 이슬만 먹고 살라는 건지...
점차 인식이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요원한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