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 산 을 오 르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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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남산에 다녀왔어요. 몇주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햇살의 결도, 공기의 온도도 지금과는 사뭇 달라졌어요. 햇님군과 함께 남산을 제대로 올라본 건 처음이어서 가슴이 두근거렸던 날이에요.
햇님군과 연애할 때 크리스마스 이브에 왔다가 사람홍수에 쓸려갈 뻔 했던 명동. 그 후로 종종 온 적은 있었지만 남산을 오르는 길은 번화가와 마주보고 있는 반대편 길이랍니다.
예스러운 글자체로 쓰인 퍼시픽 호텔의 간판. 호텔 왼편으로 남산 타워가 보입니다. 오른쪽 표지판에는 ‘남산가는 길’이라고 작게 쓰여 있어요.
남산을 향해 오르는 길, 게스트 하우스가 몇 개 보여요. 아무래도 명동은 쇼핑도 할 수 있고, 남산타워도 볼 수 있는 관광의 중심지이다 보니 여행객을 위한 숙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람이 무척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남산 케이블 카 타는 곳까지는 한산했어요. 덕분에 고즈넉한 분위기의 골목길을 즐기며 오르막길을 여유롭게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눈 앞에 나타난 계단... 그 날 남산 오르기의 8할은 계단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이 계단을 오르면 남산 케이블 카를 타는 곳이 나옵니다.
케이블 카를 타고 올라가려고 했는데 저기 보이는 사람들이 다 케이블 카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줄을 서 있었어요. 사진 밖으로도 이어졌던 줄을 보니 한 시간은 족히 기다려야겠기에 운동 삼아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도로변에서 이어지는 첫번째 계단을 오르고 나니 가장 먼저 큰 기와집 한 채가 보여요. 남 산 중턱에 갑자기 웬 한옥일까 싶었는데, 알고보니 유명한 식당인 ‘목멱산방’이었습니다.
목멱산: 남산을 일컫는 옛말
한동안 남산 하면 남산왕돈까스가 유명했는데, 요즘은 남산 비빔밥이 새로운 트렌드인 것 같아요. 수요미식회에서 남산비빔밥으로 방송되었던 식당인 ‘목멱산방’은 2017년과 2018년 미슐랭 가이드에도 등재된 곳이에요.
제철 나물과 매실 고추장이 어우러지는 산방비빔밥이 일품이라는데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하지만 그 날은 브레이크 타임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가 애매해서 다음을 기약하며 다시 길을 걸었습니다.
처음에는 푸른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는 험하지 않은 산책길이었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오는 가족들도 많이 보였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분들이 주말의 여유를 즐기고 있었어요. 하지만 남산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어요. 계단이 무척 많았거든요. 누군가 20분이면 간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저에게는 택도 없는 소리였습니다. 40분을 꼬박 걸어서야 겨우 케이블카가 도착하는 지점에 이르렀어요.
케이블카 도착 지점. 내려가는 케이블 카를 타려는 사람들도 기다란 줄을 만들고 서 있었습니다. 그걸 보고 왠지 내려갈 때도 걸어가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죠..
남산 정상에 오르니 봉화를 올리던 봉수대가 가장 먼저 보였습니다. 옛날 통신 수단이 부족하던 시절에 낮에는 연기를 피우고 밤에는 불을 지펴서 적습을 알리던 수단이었죠.
1홰 : 평상시
2홰 : 적이 나타남.
3홰 : 적이 국경 가까이 옴.
4홰 : 적이 쳐들어옴.
5홰 : 적과 싸움.
- 출처: 봉수대
봉수대에서 조금 더 걸어들어가니 남산 팔각정이 보입니다. 저는 아직도 이 곳을 보면 무한도전부터 떠올라요. :-) 워낙 무한도전을 좋아했던 사람이고, 특히 ‘서울구경’편을 재미있게 봤었거든요. 찾아보니 2007년 8월 18일 67회 방영이라고 나오네요. 벌써 11년 전의 방송인데도 박명수씨가 자전거를 타고 헥헥거리던 모습을 떠올리면 웃음이 납니다. ㅋㅋ
어렵게 남산을 올랐으니 남산 타워와 함께 사진도 하나 찍었어요. 워낙 높아서 세로로 찍어도 아래 위가 다 짤렸네요. 그리고 남산타워는 밤에 보아야 훨씬 예쁜 것 같아요.
남산 정상의 광장을 이리 저리 둘러보았어요. 몽마르트 광장만큼은 아니지만 몇 몇 화가들이 사람들의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었습니다. 한쪽에는 매표소와 다양한 식당들도 있었구요.
맥주 한 잔 하며 해 지기를 기다리기 딱 좋았던 버거 가게. 바깥 테이블은 자유롭게 앉을 수 있기 때문에 간식을 미리 준비해 오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옆에는 유명한 자물쇠 나무들 다섯 그루가 서 있었어요. 남산 자물쇠야 워낙 유명하지만 전망대의 울타리 뿐만 아니라 이렇게 나무까지 세워져 있는 줄은 몰랐어요. 포토 스팟인 것 같은데 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사진을 찍는 건 저에게 무리....
사실 햇님군에게는 말 안 했지만 전에 남산 정상에 한 번 와본 적이 있거든요. (누구와 함께였는지는 비밀인 걸로... -ㅁ-) 그 때만 해도 자물쇠들의 모양이나 질감, 색깔이 천편일률적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훨씬 더 알록달록하고 다양해진 것 같았어요. 큰 하트, 작은 하트, 실리콘 재질, 금속 재질, 정말 다양한 자물쇠들이 달려있더라구요. 파리의 다리에 매달려 있던 자물쇠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통통 튀는 컬러와 디자인이에요. 자물쇠도 왠지 kpop 스럽죠. :p
저와 햇님군은 사람 바글거리는 하트 자물쇠들 대신 탁 트인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슬슬 파란 하늘에 연한 살구빛이 돌았어요.
남산을 내려가는 저 이들도 지금 이 하늘을 보고 있으려나 생각하다가 자리를 바꿔 좀 더 탁 트인 전망이 있는 곳으로 갔어요. 지친 다리를 쉬어주며 숨을 골랐습니다.
햇님군과 손을 잡고 나란히 앉아서 하늘의 빛깔이 붉게 번져가는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하루 중 하늘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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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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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ep steeming for a better tomorrow.
@Acknowledgement - God B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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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잘 봤어요 :) 남편이랑 같이 간 적이 있던가 싶었는데 사진 중 한 곳을 보니, 뭔가 제가 데이트랍시고 힐을 신고 가서는 힘들게 끝까지 올라가서 맥주를 마셨던 것 같기도 해요. ㅋ
글쓴이는 혹시 달님양이신가요...ㅎㅎ
남산비빔밥 진짜 맛있겠네요!!! 저도 비빔밥 먹고 싶어요..ㅎㅎㅎ 아 해먹으면 되는데 재료가 다 없어서 진짜 아쉽네요 ㅠㅠ
남산도 올라가보고 싶고요..!!
작년초에 남대문근처에서 일했는데 점심시간마다 남산을 올랐는데 너무 좋았어요
남산은 저도 제대로 걸어서 올라간본적이 없는것 같아요..
오롯한 남산을 느끼고 오셨네여 ^-^
안녕하세요. @trips.teem입니다. 남산에 자물쇠나무도 생겼군요~(다들 남산 정상은 자물쇠때문에 몇번다녀오셨을겁니다. ㅋ) 앞으로도 좋은 여행기 많이 공유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옛날의 남산길이 아니더군요~ 산책길을 참 잘 해 놓아서, 그 곳을 매일 조깅하며 오르락 내리락 하는 분들이 부러웠어요 ^^
ㅋㅋㅋㅋㅋ 혹시 자물쇠가 한두개가 아니신거 아닙니까 ㅋㅋㅋㅋㅋ
자물쇠 한다스가 달려있다던가!!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