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마지않았던 KBS 드라마 스페셜 2019의 마지막 작품, <히든>. 후기에 앞서 그동안 매주 나를 설레게 만들었던 KBS 드라마 스페셜 2019의 10작품에 감사 인사를 전한다. 나에게는 너무도 적은 숫자였던 10. 너무 좋은 작품들이 많았었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크기만 하다. 나를 위로해주어서 고마웠어요.
KBS 드라마 스페셜 2019 <히든>은 촉법소년을 주제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사람을 죽인 한 소년이 있다. 비록 사고라 할지라도,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할지라도 그는 분명 사람을 죽였다. 하지만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다. 사법의 보호 아래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풀려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그는 중학생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생각한다.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도 책임질 필요 없는 운이 좋은 아이라고. 하지만 과연, '너는 범죄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 없다'는 말이 그로 인한 죄책감의 면죄부가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주인공 건에게는 자신이 정당한 벌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큰 죄책감을 낳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아무도 입 밖으로 내뱉지 않지만, 죄를 저지르고도 그에 합당하는 댓가를 치를 필요가 없는 아이들을 향해, 우리는 위로와 응원보다 불신과 혐오를 떠올리고 있지 않았을까? 어리기 때문이라는 말로 무마하기에 용납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 그들을 향한 사회의 무조건적인 수용 앞에서 분노할 수 밖에 없는 현실 때문에 우리의 관심은 그들이 낳은 피해자를 향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해왔다. 겉으로 보기에 잃은 것 하나 없는 그들에게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감정이 드는지 물어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건을 통해 '촉법소년도 죄책감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히든>은 사회가 간과해왔던 아이들의 심경에 대해 비추고 있다.
그들 또한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고통받고 괴로워하며, 어쩌면 오히려 그에 준하는 벌을 받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이는 아이들 역시 한 명의 사람이라는 아주 당연한 전제를 상기시키며, 그들의 감정적 역동에 시선을 던지도록 유도한다. 어쩌면 타당한 인과적 절차임에도, 어리니까 봐준다는 얄궂은 마음으로 오히려 그들이 속죄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해버리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생각해보라고 촉구한다.
사실 잘 모르겠다. 함부로 이렇다 저렇다 단언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히든>이 던지는 질문은 분명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 또한 세상을 느끼며 살아간다. 이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규칙들을 배우고 습득해나간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잘못된 부분이 있는 행동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남는 것은 혼란과 자기혐오 뿐일지도 모른다. 물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 Movie URL: https://www.themoviedb.org/tv/83893-kbs?language=kr-KR (2019년 없음, 2010년 버전만 존재하여 대신함)
- Critic: AA
- 사진 출처: KBS 홈페이지_2019 KBS 드라마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