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참여] 놓쳐버린 인연들..

in #wc37 years ago


(글만 읽기 적적할까봐 노래 가져왔어요!)

사람은 살다보면 자신의 중요한 인연임을 알아도
그 사람을 놓아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저는 몸이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짐을 다른사람보다 더 깊게 체감한 것 같네요.

첫번째로는 제 친형이나 마찬가지였던 형이 있습니다.
초등학교때 저와 항상 같이 다니고 끝날때 가끔 형의 집에서도 놀았습니다.
저보다 한살위의 형이지만 저랑 태어나면서부터 같이 자라왔습니다.
태아 시절부터요.
형이라는 특징만 빼면 거의 절친이나 다름없었죠.
매주 수요일 방과후 활동을 하는 날
같이 로봇 방과후 교실에 들어가서 로봇을 조립 한 후
끝난 후, 수요일에 다른아파트에 장이 열리는데
그곳에서 형이 항상 3천원을 들고 닭꼬치를 사주었습니다.
저는 매주 수요일마다 그저 맛있게 먹었죠..ㅋㅋㅋㅋㅋ
돈에 대한 액수 크기에 대한 관념이 적었던 그 때엔
닭꼬치를 사준다는게 얼마나 크나큰 은혜인지 생각하지 못했군요.
다만 그 형이 이사를 가면서 마주치는 일이 줄어들자
약간 어색한 기류가 생기면서 점점 멀어지게 되더군요.
나중에라도 다시 만나 친해지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두번째로는 소꿉 친구가 있습니다.
흐으...ㅠㅠ 아마 제 생애 가장 친했던 여자애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어렸을때는 엄청 친했던 기억이 나네요.
마을에서 축제가 열리면 항상 같이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만..
그친구가 8살에 이사를 가서 사실 정확히는 생각이 안나요..ㅋㅋㅋㅋㅋ
다만 지금까지 이사를 가지 않았다면 지금도 같이 다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나저나 개인적으로 초등학교때 앞니가 튀어나와서
지금 교정을 한게 주변사람들 말로는 훨씬 외모가 괜찮았다는데
왜인지 어렸을때가 더욱 친한친구가 많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아이러니 하네요..ㅋㅋㅋ

세번째는 저와 초등학교를 같이 다니던 친한 트리오 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때는 그야말로 저의 전성기였죠!
학원도 안다니지, 학교는 4교시지!
그야말로 놀기 좋은 나이 아닙니까?
그리고 부모님끼리도 친해서
그냥 원체 많이 만날수밖에 없는 사이였죠
그래서 많이 놀았습니다!
게임도 같이 하고 수영도 셋이 같이 다녔죠.
그러나 초3 중반쯤에 또 이사를 간다네요.
트리오중 한명이 나가자 또다른 한명과도 거리가 살짝 멀어졌습니다.
애초에 그친구는 지금까지도 같은 아파트에 살고있지만
고등학교도 다른데 들어가고, 취미도 다른 탓에
살짜쿵 멀어진 감이 있네요.

사실 이런 얘기들을 한 것은 그냥 초딩생활 회고록이아니라
진심으로 후회중입니다.
그 때, 전화번호를 물어봤으면 어땠을까..
그 때, 메일주소를 물어봤으면 어땠을까...
그 때, 단 한번이라도 이사간 집에 놀러갔으면 어땠을까...
어렸을적에는 놀친구는 엄청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진심으로 마음으로 교류하고 고민 상담할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이사간 친구들 + 몇명 밖에 없었습니다.
어릴때는 정말 찾아가고 싶었지만
핸드폰은 2G 에 연락도 안되고 어디사는지는 모르고
전철 노선도도 못보는데 갈생각은 차마 못했죠.
지금이라도 연락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제 성격 특성상 어색한 것을 되게 싫어합니다.
그래서 교회 수련회같은거 솔직히 싫어해요...
그러니 여러분.. 만약 소중한 인연을 놓칠수도 있을 때를 만났을때
그 사람이 당신에게 정말 소중하다면..
그 사람또한 당신을 소중히 생각한다면..
꼭 잡으셔야 합니다! 꼭이요!
전화번호를 악착같이 물어보시고
이사를 간다해도 집들이를 가고
다른나라 이민을 간다해도 스카이프 친추하시고!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세상에 나와 친해질 수 있는 사람은 많고 많지만
세상에 나와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고
세상에 나와 평생을 살아갈 친구는 다듬어야 한다는 것을

사람과 이웃의 소중함은

그들로부터 멀어졌을때 비로소 절감하게 된다

완벽하게 격리된 인간에게는

개미 한마리도 좋은친구가 될수있는것이다

-유동범 말씀-

다만 십년째 친구를 해주고 있는 저의 십년지기 친구가 있네요!

갓수돌! 외쳐 !

이상입니다.
백일장 처음 써보는데 이렇게 쓰는게 맞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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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 갑니다!!!!! =D
후 ㅋㅋㅋㅋㅋㅋ 멘토스님의 글을 읽으니 저도 지나간 인연들이 떠오르네요 제가 조금만 더 다가갔으면 지금까지 연락하고 지내진 않았을까 하는 그런 아쉬움이 많이 드는 요즘이에요

그르게요.. 너무 많은 인연들을 그냥 스쳐보내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후회는 언제나 늦게 찾아오고 가장 크게 마음을 때리죠. 나와 잘 맞던 사람이 그저 거리가 멀어졌단 이유만으로 마음까지 멀어진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지요.

항상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먼저 연락하기가 왜 이렇게 힘든지! 어색하고, 내가 환영받을지 아닐지도 모르고. 대부분은 전화해주면 되게 기뻐하던데, 혹시나 하는 생각이 나를 가로막죠.

그러나 그렇게 멀어진 사람을 보는 게 가장 가슴 아프고 떨리는 순간일 지 모릅니다. 제일 슬픈 게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때니까요.

놓치기 싫다면 항상 먼저 연락하고, 아낀다고 말하고. 그 방법밖에 없을 것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후회하지 않을 방법을 알려 주셔서... 좀 빨리 알았더라면...

하하.. 어쩌면 헤어지는게 운명일수도 있죠 X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