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팀잇의 타나마 입니다.
저는 오랜 수험생활을 마치고 20살이 된 바로 그 달, 1월에 혼자 자전거 여행을 떠났어요.
4대강 국토 종주 자전거 길을 아시나요?
대한민국 4대강을 따라 자전거길을 만들었고, 매 10~15km마다 공중전화박스 같은 빨간 박스가 있어요.
그곳 마다 도장이 비치되어있는데요.
시작점에서 4대강 수첩을 사고 그 수첩에 매 공중전화 박스속의 도장을 찍은 후 도착지에서 제출을 하면 인증서가 집으로 날라와요.
제가 도전한 코스는 인천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이었구요.
총거리는 633km 였지요.
제 집인 부산에서 위로 출발하면 중간에 포기할것 같아서 기차를 타고 자전거를 가지고 서울로 가서 역으로 내려왔어요.
그리고 출발하는날 한파주의보가 내려졌지만 막 20대가 되어 겁없는 청춘이었던 저는 그냥 떠납니다.
20살이 되자말자 떠났고, 모든것을 혼자 했기때문에 스스로 많은것을 배운 여행이었지요.
오늘은 그때 있었던 많은 일들 중에서 한 일화를 여러분들과 공유하려고 해요.
국토종주 시작점에서 찍은사진. 0m start라는 것에 초점을 두고 사진을 찍었는데 국토종주를 끝내고 보니 반대편에 622.95km라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때 깨달았다. 끝은 다른의미의 시작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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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최소 100km는 타려고 목표를 세웠고 열심히 달리던 중이었어요.
한파주의보도 내렸고, 자전거를 타고맞바람을 맞으니까 춥더라구요.
그날은비까지 내렸어요.
그래도 참아가면서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있었지요.
국토종주 자전거길 중에 가장 난코스로 불리는 구간은 이화령 고개 구간이에요.
이화령 고개를 올라가는 동안은 정말 힘들지만 그 고개에서 내려오는 수십 km구간의 내리막길은 국토종주에 있어서 최고의 코스라고 불렸어요.
왜냐하면 그냥 쭈우우우우욱 내려오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 내리막길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이화령고개를 오르고 있었습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오르막길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가 없었어요.
그냥 끌고 가는게 더빠르더라구요.
그렇게 꾸역꾸역 자전거를 밀고 올라가고 있었어요.
3km가 남았다는 표지판을 보았어요.
그때 이런생각이 들었어요.
저 휴게소에서 하루만 재워달라고 할까?
너무 추우니깐 더이상 못탈 것 같아.
그래 저기까지만 가자 할 수있어
3km만 더가면 되는거야 !
그렇게 그렇게 3km만 더가자 라는 생각으로 이화령고개를 자전거와 함께 오릅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화령 휴게소에 도착하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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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쉬는날이라고 하더라구요.
카메라 렌즈에 낀 습기가 보이시나요?
그때 느꼈던 느낌은 참.... ㅎㅎ
이제 어떻게하지? 이런생각밖에 안들었어요.
일단 비라도 피하기 위해 안쪽으로 들어왔어요.
멀리 보이는 공중전화박스처럼 생긴 빨간박스가 처음 말했던 도장을 찍는 곳 입니다.
비가 와서 수첩도 젖어 도장도 잘 안찍히고 번졌던것 같아요.
비는 오고, 춥고, 딱히 답이 없어 보이더라구요.
그런데 그것보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었냐면요.
땅이 얼어있다는 것이었어요.
땅이 얼어있으면 자전거를 탈수가 없어요.
얼어버린 땅을 걸어보신 경험을 한번 떠올려보면 상당히 걷기 어려워요.
조금이라도 주의를 하지 않으면 바로 미끄러지기 쉽지요.
자전거를 탈때 언 길을 가면 정말 위험해요.
브레이크가 안잡히고 방향잡기도 어려워요.
또 그때는 겁도 없이 헬멧도 안쓰고 갔었거든요.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어요.
힘들었어요.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했어요. 목소리가 듣고싶었거든요.
받지 않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고있냐?)
일단 추우니까 조금 쉬었어요.
그리고 출발 했어요.
이화령고개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수십km의 내리막길은 국토종주 최고의 코스라고 불린다고 했었죠.
그 최고의 길을 자전거를 타지 못하고 끌어서 내려옵니다.
내려오다가 비를 피할수 있는 공간이 있어 잠시 쉬었다 갔어요.
비 쫄딱맞고 있는 20살 어린 학생을 본 아저씨가 햄버거 하나를 주시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맛있었습니다.
그렇게 3~4시간을 자전거를 끌고와서 근처에 있는 찜질방에 들어갑니다.
20살 시절 타나마 입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정말 말랐죠?
기회가 되면 제가 어떤 계기로, 어떻게 살을 찌우게 되었는지 포스팅 해볼게요.
찜질방에서 씻고, 밥을 먹으러 나갑니다.
배가 고팠기 때문에 곱빼기로 시켰지요.
다먹었어요. ㅎㅎ
그리고 다시 찜질방으로 올라가서 내일 여행을 위한 준비를 하기로 합니다.
평소보다 반밖에 못갔기 때문에 코스도 꼬였구요.
그것보다 중요한건
당장 입을 옷과 신발 등이 모두 젖어버렸다는 것이었어요.
만약 제가 지금 그런 상황이라면 근처 세탁소나 빨래방 등을 찾아서 건조기를 돌렸을 것 같아요.
그런데 막 20살이 되었던 철없던 시절의 저는 그런생각을 못했나봐요.
찜질방에 사람이 정말 없었어요.
전체를 둘러봐도 5명을 채 못본것 같았어요.
그래서.....
찜질방 내부에서 옷을 말리기로 결정합니다.
와.... 이글을 쓰면서 그때 찍었던 사진을 보는데 어떻게 이렇게 고맙게도 사진을 많이 찍어놨을까요?
5년후에 스팀잇에 포스팅할거라는걸 알고 있었을까요? ㅋㅋ
그때 바로 그 1인칭 시점의 사진입니다.
날씨가 정말 추웠기때문에 옷도 정말 많이 입었어요.
양말도 4~5개 신고, 옷도 4~5겹씩 입었던것 같아요.
그 모든 옷과 신발을 저렇게 펼쳐놓고 찜질방 근처에 자리를 잡고 잠을 청합니다.
그렇게 잠이 살짝 들려고 할때쯤......
찜질방 직원 아주머니의 호통소리에 잠을 깹니다.
"야이 XX야 !! 저 옷 니꺼야?? 찜질방에 냄새가 가득하잖아 !!!"
"얼른 안치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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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죄송합니다 아주머니, 옷이 다젖어서 말리고 있었어요"
"금방 치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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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일어나서 찜질방으로 들어가서 옷가지를 하나씩 하나씩 빼내고 있었습니다.
제 행동이 잘못 되었다는걸 알았기 때문에 몇번이고 죄송하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아주머니가 어디로 가시더라구요.
그리고 옷걸이를 가지고 돌아오셨어요.
이렇게 두면 손님이 들어올 수가 없으니 옷걸이에 걸어서 말리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신발은 냄새가 나니 다른곳에 두라고 하셨구요.
정말... 그때는 감동이었어요.
아마
나이도 얼마 안되어 보이는 학생이 다 젖은 옷을 찜질방에서 말리는 모습이 안쓰러우셨던걸까요? ㅎㅎ
그렇게 옷을 널어두고 저는 다시 잠자리에 듭니다.
새벽 5시에 알람을 맞추고요.
그리고 몇시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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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찜질방 직원 아주머니의 호통소리에 잠을 깹니다.
"야이 XX야 !! 알람을 맞춰놨으면 일어나야지 뭐하는거야 !!!"
"찜질방 사람들 다 깨겠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날 너무 힘들었는지 알람소리에도 일어나지 못했던것 같아요.
그렇게 아주머니 덕분에 5시에 일어났고 힘차게 다시 출발을 합니다.
나홀로 떠난 자전거여행의 3일째의 해가 밝았던 것이죠.
기회가 된다면 나머지 국토종주 이야기도 포스팅해보겠습니다 ~~
긴 글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스팀잇의 타나마였습니다 :)
해방되다시피 느껴졌을 20살에
해보고 싶었던 자전거 길....
시작부터 순탄치 않음이 느껴지는 날씨부터 시작해서...
살얼음판에서도 꾸역꾸역 쉴수 있는 장소는 쉬버려서
제대로 휴식할 수도 없었고
막막하게만 느껴지기에
친구에게 전화로 헬프를 때려보지만
전화는 부재중임을 알릴 뿐....
OTL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그래서일까요
불연듯이 스쳐 지나가시는 분이 주신
일용할 양식이 님에게
의-지를 주는 듯합니다.
그리고 겪게되는 과정들을 통해서
귀를 울리는 소리를 내기는 하지만
챙겨주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직원 아주머니를 보니
사람다움이 느껴집니다.
잘 보고 가요
왜 꼭 해보고 싶었을까요.
뚜렷한 이유는 없는것 같아요.
그냥 하고싶어서 한거니까요 ㅋㅋ
친구에게 전화를 했을때 당연히 받을줄 알았어요.
그리고 이 상황에 처한 저를 위로해 줄줄 알았어요.
하지만 받지 않았죠ㅋㅋㅋㅋㅋ
지금은 웃고 있지만 이화령 휴게소에서 고립된 기분을 느꼈을때는 정말 이제 어떻게하지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답니다.
직원 아주머니 이야기는 5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한하네요.
너무 무서웠지만,
따뜻했고
고마웠던 아주머니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단하십니다. ㄷㄷㄷㄷ "왜 그 때 국토종주를 시작하셨을까?" 생각했다가 이내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국토종주를 지금이 아니면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거나~ 글과 사진을 읽는데 제가 추위에 오그라듭니다. ^^
음... 언젠가 왜 국토종주를 하게 됬는지 얘기 할 수 있는 날이 있으면 좋을것 같아요 :)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와 열정이 대단하십니다.ㅎ
이런 열정이 너무 부럽네요.ㅎ
아아 감사합니다 ㅠ.ㅠㅠㅠ
그냥 그때는... 하고싶었던것 같아요.
우와 엄청 보람차셨겠어요~
저도 빨간박스를 마주치게 된다면 도장이 있나 찾아봐야겠어요ㅎㅎ
좋은 내용 잘 읽고 갑니다~
팔로우하고 갈게요~^^
네 ㅋㅋ 국토종주 자전거길 ! 완전 추천입니다
타라고 만들어 놓은길인데 한번쯤은 도전해볼만 하지 않을까요?!
ㅋㅋㅋ아주머니 너무 재밌으네요. 고생도 고생이셨겠지만 역시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되는 걸까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네. 어떤 지역에 어떤 찜질방이었는지 조차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비를 너무 많이 맞아서 그냥 눈에 보이는 찜질방 아무곳에 들어갔거든요.
감사합니다 !#$@$
그 놈의 아줌마.
말도 격하고 배려도 격하게 해주시는군요 ㅋ
네... ㅋㅋㅋ 지금까지 기억이 남아있는걸 봐서는 정말 무섭기도, 감사하기도 했던것 같아요.
이 추운날 자전거를 타기가 참 힘든 일인데 대단해요!
저도 언제 한번 꼭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겨울에는 조금 위험하고 날씨 좋은 봄에 한번 도전해보시는것도 괜찮으실것 같아요!!
길도 잘 만들어놔서 그냥 따라가기만 하면 되거든요 ㅎㅎ
ㅎㄷㄷ 고생한 만큼 보람이 있었겠네요
도전 정신을 배워갑니다
네 !! 그 여행이후로 많은것을 배웠었죠.
와 대단하세요
수족냉증에 시달리고 있는 저는 상상도 못할 도전이네요 ㅠㅠ
저보고 지금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할것 같아요...
그때라서 할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떠났던 그 용기가 있었기때문에 다른것도 도전 할 용기가 생긴것 같아요.
시작부터 먼가 많이 꼬인 길이네요 어휴 거생하신게 막 느껴집니다 저도 이전에 철없이 지리산 종주하다가..... 굉장히 무서웠거든요 ㅠㅠ
시작부터 한파주의보를 만났었죠 ㅎㅎㅎㅎ 그래도 지금은 좋은 추억입니당. :)
아니 겨울에 종주를 헉!!! 대단한20살이군요 멋지심 보팅안할 수는
20살이라서 가능했던 무모함 인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4박5일 동안 하면서 2,3,4일째에는 아무도 못만났거든요 ㅋㅋㅋㅋ
휴게소는 문을 닫고 길은 얼골 옷 말릴곳은 없고 쉽지않았던 자전거 종주였네요 ㅎㅎ그래도 부러운 추억입니다!
정말 대책없이 떠난 여행이었지만 그 속에서 많은것을 보고 듣고 배우고 느끼고 온 여행이었어요.
오오 좋네요! 다음것도 포스팅해주세요
얼마나 힘드셨을려나ㅠ
ㅠㅠㅠㅠㅠ 다음 포스팅을 찾아주신 첫번째 스티미언 이세요
genius0110님을 위해서라도 꼭 다음포스팅 하겠습니다 !!
그때도 관심 가져주세요 :)
스무살 때부터 남다르셨군요!
스무살 때 사대강 사업이 있으셨다는 게 살짝 놀랍긴하지만 ㅎㅎㅎ
사진을 잘 찍어두셔서 더 재밌게 읽었습니다
사진을 많이 찍어둔게 정말 다행인것 같아요.
그때는 ㅋㅋㅋㅋ ㅇ그냥 가고 싶었어요 ㅎ
지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시군요 ㅎㅎㅎㅎㅎㅎㅎㅎ고생 찾아다니시는...스타일이실줄이야 ㅋㅋㅋ
고생을 찾아다니는 스타일 !!
돌이켜보면 그런거 같기도 하네요 ㅋㅋ
지금과 그때는 정말 다르죠.
몸무게부터 10kg이 넘게 쪘거든요.
언젠가 제 신체 변화에 대해서 포스팅하는날이 올것 같아요 :)
20살의 아이의 패기가 예쁘네요..
찜질방의 아이XX~~아주머니에서 빵졌습니다. ^^
고마우신 분이네요.
20살이기에 가질 수 있었던 패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평창 자원봉사도 글코 자전거 국토종주도 !
타나마님의 행동력 실천력에 엄지척 ! 👍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20살때의 도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있는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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