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의 마지막 글] 불안이 극에 달했을 때는

in #sct4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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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 극에 달했을 때는
가끔은 나를 과대나 과소 평가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작가가 되고 싶다 말했다.

내 꿈이 사람들의 귀에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말에 책임을 지려는 태도로 인해 꿈이 이뤄진다 그러던데. 요즘엔 괜히 내뱉었다 싶을 정도로 한없이 가라앉는다.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올해가 다 저물어버리면, 모두가 나를 허언증으로 바라보지는 않을까. 나는 올해 등단을 하겠다고 떵떵거렸으니까. 허언증이 되지 않으려 부단히 애를 쓴다. 중요한 건 성과 없이 성만 다하는 듯한 느낌이다. 지인들과의 약속을 모두 접고 작업에 집중할 시간을 만들었지만, 과연 그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가. 고개를 젓는다. 불안이 극에 달하면 오히려 열정이 식게 된다. 당장 이 일을 해치워야만 초조함이 사그라들 것을 알면서도, 온갖 창을 띄워놓고 어떠한 일 하나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다.

차라리 이 시간에 사람을 챙기는 게 더 뿌듯할 정도로 세 시간 내내 한 장을 가까스레 퇴고하는 이 새벽, 친구가 불현듯 귀여운 말을 건넸다. 너는 귀엽고 천재니까 잠깐 헤매도 괜찮아. 평생 한 번도 듣지 못했던 말을 연달아 듣자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가끔은 이렇게 나를 과대평가하는 게 큰 힘이 되는구나. 친구는 '내가 이렇게 귀여운데, 여기서 더 뭘 바라면 어쩌자는 거야?'라는 태도로 나아가 보자 얘기했고 샷을 네 개나 추가한 카페인에도 잠겨오던 눈이 금세 뜨였다. 백 세 인생, 길면 길다지만 몇백 년을 거뜬히 살아나가는 고목나무나 거북이 앞에선 작아보이는 존재.

물론 이렇게 회의적이라거나 자기 맹신적인 태도는 지양하는 게 좋겠으나 아주, 아주 가끔은 이런 마음가짐이 큰 힘이 되어줄 수도 있으니까. 가령, 불안이 지나칠 정도로 많은 내게 "뭐, 어차피 이번 생 백 년 밖에 못 사는데 뭘 이렇게 고민만 하나. 그만 자자."라며 덮어버릴 수도 있고. 또, 조금 전 친구가 내게 그랬듯 "난 천재니까 조금 헤매고 바로 돌아와도 돼."라면서 토닥일 수도 있는 노릇이고. 이렇게 가끔은 나를 허황되게 평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닌가 싶다. 험난한 세상 조금은 덜 아프게. 열 발자국 뗄 때마다 완충재 하나씩 밟으면서.

thanks to ksm


안녕하세요, 스티미언 여러분.

졸업 작품 시기와 백 퍼센트 경제적 독립 시기가 맞물려 아마도 최소 한달, 길게는 3개월정도 소설과 동화 등단에만 몰입해야 할 시기가 와버렸습니다.

올해 제 글을 읽어주시고, 정성 어린 댓글과 함께 자신의 스토리까지 용기를 담아 솔직하게 표현해주신 많은 스티미언 선배님들에게 감사함 이상의 감사를 표합니다. 제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낙담하지 않고 에세이를 꾸준히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 스팀잇에서 만난 인생 선배님들 덕분이었습니다.

날이 많이 추워졌습니다.

12월이 되지 않았음에도 벌써 영하까지 넘나드는 걸 보면 올 겨울도 정말 시릴 것 같아요. 그래도 마음은 따뜻한 겨울 되시길 바라며, 또한 건강 유의하시길 바라며,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시간을 쏟아 한 분 한 분에게 개인적으로 인사를 드리지 못하는 점 정말 죄송합니다.

감정을 이루 다 말하지 못 할정도로 감사드립니다.
저를 응원해주신 이상으로 응원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올해 인연 닿아 정말 따뜻했습니다.

@도잠님, @파치아모님, @ㅋㅅㅋ님, @유스미님, @피터님, @ukk님, @록키님, @로켓님, @sindoja님, @민양님, @sct1004님, @짠님, @세라핀님, @킴리님, @럭키님, @허니비어베어님, @banguri님, @써니님, @위즈덤님, @뉴비님, @jayplayco님, @러블리연님, @정정훈님, @인플루언서님, @ogz님, @진우님, @dlfgh4523님을 포함하여 정말 많은 스티미언님들을 한 분 한 분 언급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2020년에 만나 인연 더 쌓아갔으면 좋겠어요 :)

감사합니다!

요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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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하나만 해 주고 가세요.
꼭 다시 오신다구요.
좋은 작품 이루시고요, 귀여운 천재, 요아님.

엇, 이 새벽에 읽어주셨군요 :)

당연하죠! 도잠님처럼 좋으신 분들이 많으신 걸요.
건강 유의하시고 따뜻따뜻한 2019년 되시길 바라요.
떳떳해질 작품 쓰겠습니다 :) 좋은 밤 되셔요!🍎 ☺

lovelyyeon.sct님이 hyunyoa님의 이 포스팅에 따봉(7 SCT)을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집중의 시간을 갖는것도 좋은 방법인것 같아요. 2019년 마무리 잘 하시고 2020년도도 힘차게 시작하시길. 곧 여기서 다시 뵐께요~!

네! =) 열렬히 집중해서 허언증이 되지 않도록 ㅠ_ㅠ 이뤄내보려고요. 정말 감사합니다. 제이님도 연말 잘 마무리하시고 힘찬 연초 되시길 바라요!

요아님이 꿈을 이룰수 있도록 응원합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꼭 다시 여기서 만나요~~

화이팅!!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에 감격스럽습니다 ㅠㅠㅠ 믿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응원한답니다 =) 꼭 만나요 우리!!

무언가 확고히 되고 싶다는 꿈이 있으시고, 그 길을 향해 부단히 나아가고 있다는 것 만으로, 충분히 멋지세요~!

언제 어디서든 기운내셔서 화이팅입니다~^^

멋지다는 말에 더욱 떳떳해질 수 있도록,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
연님도 기운내셔서 연말과 연초 행복하게 보내셔요!

겨우내 열심히 하셔서 꼭 등단하시기를 바랍니다.
요아님은 귀엽고 천재니까 좋은 소식 가지고 나타나리라고 생각합니다.
꼭 돌아오시기를 손 꼽아서 기다릴게요.

날이 차가워 지네요. 몸 챙기면서 준비 잘 하세요.

앗 응원 정말 감사합니다 :)
요즘은 이틀에 한번씩 동화를 완성하고 있어요. 비록 힘들기는 하지만 이렇게나 응원해주시는 분이 많으니까 든든합니다. 건강 유의하세요! 날이 정말 춥습니다 ㅠㅠ

언제나 요아님 글을 기대하고 기다려온 사람으로써, 멋지게 2020년에 다시 돌아오실거라 믿습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 꼭 좋은 소식 가지고 돌아오도록 열심히 노력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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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스티미언님들께 크리스마스 인사를 전하러 오랜만에 둘러보다가 이런 명문을 보내요. 와오. 정주행할까봐요 ㄷㄷㄷ
늦게 알게되었지만 ^^ 책출간은 해내실듯 합니다. 글이 술술 읽혀요 ^^

늦은 답글 죄송합니다 ㅠ_ㅠ 명문이라니, 엄청나게 과분한 칭찬이면서도 꼭 그 칭찬을 모두 담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말씀이세요. 팔로우했습니다 ! 칭찬도 격려도 정말 감사드려요. 따뜻한 새해 보내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