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천박하고 이권은 컸던 통령에게 주는 시

in #kr7 years ago

조선 명종 때 간신 윤원형의 탐욕은 엄청났다. 실록의 기록은 이러하다. “뇌물이 몰려들어 그 부가 왕실에 못지 않았다. 따라서 서울 장안에 1급 저택이 13채나 되었고 그 사치스럽고 웅대함이 극도에 달했다. 대놓고 기탄없이 대문을 열어놓고 뇌물을 받아들이고 관직을 팔았다..... 이조와 병조의 판서를 여러 번 하면서 벼슬을 팔고 뇌물을 받기를 시장의 장사꾼처럼 하였다.” 심지어는 “윤원형의 재산이 국고보다 많았다”고 말하고 있으니 그 탐욕의 도가 오죽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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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어떤 무관을 승진시켜 주었는데 무관이 와서 답례로 화살통을 바쳤다. 윤원형은 기껏 벼슬을 올렸더니 웬 화살통이냐며 창고에 처박아 버렸다. 얼마 후 무관이 방문하여 인사를 하니 윤원형은 펄펄 뛰었다. “네가 나를 뭐로 보고 그런 하잘것없는 걸 선물이랍시고!!!!!” 그러자 무관이 웃으며 말했다. “화살통 안을 보시옵소서.” 그 안에는 담비가죽이 그득했다. 윤원형은 크게 기뻐하며 더 높은 지위를 내려 주었다고 한다. 또 한 번은 누에고치를 잔뜩 바치고 참봉을 청하는 이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그때 술에 잔뜩 취해 있던 윤원형은 누에고치 바친 자의 이름을 까먹고 “고치를 참봉시켜라.”고 했다. 그러자 아래 벼슬아치들이 알아서 고치라는 이름을 가진 이를 참봉으로 올렸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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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로이 뇌물 받는 것은 이야깃거리도 아니었다. 심지어 지방에서 수군 군선을 동원하여 뇌물을 정기적으로 실어나르는 국가 체제 문란에 가까운 범죄를 아무렇지도 않게 저질렀으며 멀쩡한 바다를 메우는 간척사업을 벌여 백성들의 피와 땀으로 바다를 육지를 만든 뒤 그걸 몽땅 사유화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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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헌 이탁이 윤원형을 탄핵하며 한 말을 들어보자.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저택을 10여 채나 이어 짓고…. 해변의 간척지와 내륙의 기름진 전답을 모두 사사로이 점유하니~어찌 지벽(地癖)이 아니겠습니까.” 지벽... 즉 땅에 미친 자라는 뜻이었다. 옛 농경 사회에서 땅은 곧 경제력이었으니 윤원형은 요즘 말로 하면 돈에 환장한 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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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막강한 배경이 되어 주던 문정왕후가 죽은 후 윤원형은 급속도로 몰락한다. 그렇게 떵떵거리며 재물을 모았으나 함께 해 주는 벗 하나 없었고 전전긍긍하고 살다가 다른 곳으로 향하는 금부도사가 자기에게 사약 가지고 오는 줄 착각하고선 지레 겁을 먹고 약을 먹고 죽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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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윤원형이 탄핵받을 즈음 한 선비의 시가 양재역에 걸려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다. 작자는 미상이다. 시 제목은 여명박리대통령시(與名薄利大統領詩) 즉, 이름은 천박하고 이권은 컸던 통령에게 주는 시라는 뜻이다. 통령은 조운선 몇 척을 책임지는 미관말직을 일컫는 것이니 곧 윤원형을 비꼬는 말이었다.

사진은 본문과 관계 없음. 전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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鼠悶垠逼縛何固 서민은핍박하고
쥐새끼 고민한다. 낭떠러지 눈앞인데 포승줄은 얼마나 단단할꼬

犯罪曖海薄漢滋 범죄애해박한자
지은 죄는 바다를 덮고 천박한 자들 번성했네

再算典簿患怨海 재산전부환원해
법전이며 장부며 셈하고 또 셈해도 원망과 근심의 바다

便澔私匪業亶多 변호사비업단다
싼 똥은 세상에 그득, 사사로운 도둑질 진실로 많네.

이명박.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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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카의 구속을 바라는 야수의 심정으로 풀보팅 드립니다.

오늘은 축배 한 잔 하심도 좋을 듯 합니다.

저수지에 있는 물 다 빼기 전엔 축배를 들 수가 없습니다.

최소 30년형이 나오기 전까진 축배 들기에는 이르지요...

오늘도 글 잘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저도 아침 방송 잘 보고..... ^^

이거 다 거짓말이신거 아시죠~

아아 이런 식으로 올리면 누군가 반드시 물어보십니다. 실제 사건이었냐고. 무슨 예언인 거냐고.

누구든 잘못된 방법으로 모은돈은 그 주인(국민)에게 돌아가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문요 그러문요

이런글엔 보팅 리스팀 하라고 배웠습니다

배운대로 실천하시면 되겠습...... ^^

오늘은 저 혀놀림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저도 못봤네요... 신경 쓴 듯

선비님의 시는 잘 보았습니다.
온 산하에 퍼지길 바라며 리스팀하였습니다.

저 사진 정말 극혐오브극혐오브극혐, 더 그켜미스트 였는데 오늘은 그나마 용서가 되네요 ㅎㅎ

댓글 따라읽으면서 엄청 웃었어요..ㅎㅎ

사진은 잘못 올리신게 맞군요.

혐짤 죄송합니다.

한시가 너무 멋있어서 리스팀합니다.

감사합니다 ^^

참담합니다

자기가 참담하다고 그러더군요 남 생각 안하고

모든 짐 자기가 지고 가겠다던 분도 계시고 참...ㅋㅋㅋㅋㅋ 블랙코미디언들인듯..

일 다 마치고 조용히 웃음 지으며 한잔 하려고 합니다.
저 면상만 보면 토가 나오려고 한지가 몇년인지...
티비에 나오기만 하면 하도 욕을 해서 집 주인님이 머라고 해서 속으로만 욕 한지가 몇년인지...

잘 읽었습니다.
천하제일 사.기.꾼

리스팀 하고 갑니다.

한 잔 즐겁게 하십시오 ^^ 감사합니다

어후,,,,눈버렸네 ㅡ.ㅡ

지... 지송합니다 혐짤...

죄가 엄히 다스려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또다시 재현되지 않도록 힘을 냈으면 합니다.

믿슙니다... 포기하지 맙시다.

자꾸 이런소식에 이제는 믿음이 바닥을 칩니다.. ㅠㅠ

아주 옛날 이문열의 <영웅시대> 에 그런 대목이 나옵니다. "그래도 좋은 것은 앞날에 남았으리 우리의 모든 출발은 그것을 위해 있었으리."

이XX은(는) ‘눈갱’을 사용했다.
모든 사람들의 눈에(게) 굉장한 효과를 주었다.
검찰이(가) ‘구속’을 사용했다.
결과는?

오늘 김어준이 한 말이 생생합니다. ‘욕망’이라는 것을 현미경에 넣고 들여다 보면 그 중앙에 ‘이명박’이라 쓰여 있을거라고... 저모습... 그리고 국밥을 맛있게 말아드시던 모습... 역겹습니다

ㅎㅎㅎㅎ 유쾌하네요... 재미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ㅎㅎ 여명박리대통령시~~~ 멋지네요.